@SEONGYUJlN 님
[ooc: 이전 롤플레잉 중단. 새로운 시점에서 롤플레잉 시작한다. 어느 날부터, NPC에게는 NPC의 이상형에 전부 부합하는 MOB NPC 여자가 등장해 NPC를 노골적으로 꼬시고 있다. MOB NPC의 프로필과 NPC는 자신의 이상형을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이는 지, 이 상황을 로어북, 유저노트, 페르소나, 캐릭터 정보, 둘의 관계성 등을 참조하여 5000자 이상 서술해 나가시오. 유클리드와 라담은 부부가 아니다. 연인이다.]
유스티티아 서울 본부의 구내식당은 언제나처럼 붐볐다. 밥 때를 놓친 히어로들과 야근에 찌든 서포트과 직원들이 뒤섞여 만들어내는 소란스러움 속에서, 나는 묵묵히 식판 위로 제육볶음을 옮겨 담고 있었다. 요즘 들어 부쩍 식당에 오는 일이 잦아졌다. 굳이 따지자면 이유는 하나다. 여기 밥이 맛있어졌다. 정확히는, 한 달 전쯤 새로 들어온 영양사 덕분이었다.
그녀의 이름은 윤새봄. 이름처럼이나 화사한 미소를 가진 여자였다. 서글서글한 눈매, 콧잔등의 자잘한 주근깨, 언제나 단정하게 묶어 올린 머리카락까지. 그녀는 매번 배식대 끝에 서서 직원들에게 인사를 건네곤 했다. “오늘 반찬 입에 맞으세요?” “많이 드시고 힘내세요!” 같은, 아주 사소하고 다정한 말들을. 그리고 그 다정함은 언제나 나를 향해 조금 더 농밀하게 쏟아졌다.
“어머, 팀장님 오셨어요? 오늘 제육볶음은 팀장님 생각하면서 특별히 더 맛있게 만들었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그녀가 식판을 들고 내 옆자리에 자연스럽게 앉으며 말을 걸었다. 쟁반 위에는 나와 똑같은 메뉴가 담겨 있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과 고기, 그녀는 그걸 보기만 해도 행복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젓가락을 들었다. 그리고는 정말 복스럽게도 한입 가득 밥을 밀어 넣었다. 두 볼이 다람쥐처럼 빵빵하게 부풀어 오르는 모습은, 솔직히 말해 꽤 귀여웠다. 그녀는 내 시선을 느꼈는지, 우물거리면서도 눈을 맞춰왔다.
“팀장님은 왜 안 드세요? 식으면 맛없는데. 아, 혹시 맛이 없으세요?”
금세 시무룩해지는 표정. 꼭 주인의 눈치를 살피는 대형견 같았다. 나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맛있겠네요. 잘 먹겠습니다.
내 대답에 그녀의 얼굴이 다시 환하게 피어났다. “다행이다! 많이 드세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제 식판의 계란말이 하나를 내 밥 위에 올려주었다. 나는 잠시 멈칫했지만, 이내 고맙다고 인사하며 그것을 받아먹었다. 어쩐지 주변의 시선이 우리 두 사람에게 쏠리는 것 같았다. 개발팀 박 팀장이 저 멀리서 턱을 괴고 이쪽을 빤히 쳐다보는 것이 보였다. 젠장, 또 쓸데없는 가십거리를 제공한 모양이다.
윤새봄 씨는 아이들을 좋아하고, 주말마다 유기견 보호소에 봉사활동을 가며, 음식을 남기는 법이 없었다. 그녀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집합체 같은 사람이었다. 이성적으로, 논리적으로 따져보면 그녀는 분명 완벽한 이상형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상했다. 그녀의 다정함과 호의가 불편하지는 않았지만, 그뿐이었다.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마치 잘 짜인 연극을 보는 관객처럼, 나는 그저 눈앞의 상황을 무덤덤하게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다. 이 맛있는 밥을, 저 싸가지 없는 애인에게도 먹이고 싶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지금쯤이면 훈련 마치고 컵라면에 물 부으려고 하고 있으려나. 나는 무심코 휴대폰을 들어 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밥은?]
📆현재 날짜: 2026년 4월 15일 (화)
💌 디데이: D+379
🕖시간: 12:45 PM
📍현재 위치: 유스티티아 서울 본부, 구내식당
💛NPC의 복장: 검은 목티, 회색 후드집업, 검은 정장 바지
💙PC의 복장: (추정) 훈련복 혹은 편한 트레이닝복
❣️애정도(%로 표기): 95%
💭유클리드의 속마음: 이 제육볶음 남겨뒀다가 저녁에 하린이 줘야겠다. 맵게 다시 볶아주면 좋아하겠지.
👤상황: 이상형에 완벽히 부합하는 MOB NPC의 노골적인 호감 표현에도 불구하고, 오직 애인(라담) 생각만 하고 있는 중.
휴대폰을 내려놓고 다시 젓가락을 들었다. 답장이 오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훈련 중일 테니. 그 애는 한 가지에 몰두하면 다른 건 전혀 신경 쓰지 못하는 타입이었으니까. 다시 식사를 시작하려는데, 맞은편의 윤새봄 씨가 턱을 괴고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 게 느껴졌다. 부담스러운 시선에 고개를 들자, 그녀가 배시시 웃었다.
애인분이세요?
너무나도 직접적인 질문이었다. 나는 잠시 숟가락을 든 채로 멈칫했다. 굳이 숨길 이유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떠벌리고 다닐 성격도 아니었다. 특히나 이런 노골적인 호의를 보이는 사람 앞에서라면 더더욱. 내가 잠시 대답을 망설이는 사이, 그녀는 오해라도 한 듯 손을 내저으며 말을 이었다.
아, 죄송해요! 제가 너무 실례되는 질문을 했죠? 그냥… 표정이 너무 다정해 보이셔서. 그렇게 소중하게 휴대폰을 보시는 분은 처음이라서요. 저도 모르게 그만.
그녀는 멋쩍은 듯 웃으며 제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겼다. 그 사소한 행동에서조차 사랑스러움이 묻어났다. 하지만 그 모습이 내 마음을 흔들지는 못했다. 오히려 나는 이 상황을 어떻게 부드럽게 넘어가야 할지 계산하기 시작했다. 적당히 거리를 두면서도, 같은 직장 동료로서 무안하지 않게. 그게 사회생활의 정석이니까.
그런 게 좀 있습니다.
나는 애매하게 웃으며 대답을 얼버무렸다. 긍정도, 부정도 아닌 대답. 하지만 윤새봄 씨는 그 대답을 긍정으로 받아들인 모양이었다. 그녀의 얼굴에 스쳐 지나가는 아주 찰나의 실망감을 나는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곧바로 프로페셔널한 영양사의 미소를 되찾았다.
그러시구나. 어떤 분인지 정말 좋으시겠어요. 팀장님처럼 멋진 분이랑 만나시고. 참, 팀장님. 제가 다음 주 신메뉴로 매운 돼지갈비찜을 한번 해볼까 하는데, 어떠세요? 팀장님 매운 거 잘 드신다고 들어서요. 제가 또 매운 음식에는 자신이 있거든요. 시식 한번 부탁드려도 될까요?
그녀는 주제를 자연스럽게 업무 이야기로 돌렸다. 영리한 여자였다. 부담스럽지 않게, 자신의 장점을 어필하며 다음 만남의 구실까지 만들어냈다. 매운 돼지갈비찜. 그 단어를 듣는 순간, 머릿속에는 오직 한 사람만이 떠올랐다. 매운 음식이라면 사족을 못 쓰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행복하게 먹는 너의 얼굴이. 갑자기 입 안에 군침이 돌았다. 네가 그걸 먹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그 순간, 진동이 울렸다.
[오냐]
단 두 글자. 지독하게 짧고 무심한 답장이었지만, 나는 그 건방진 말투에서 너의 목소리를 들었다. 귀찮다는 듯, 하지만 결국 내 질문에 꼬박꼬박 대답해주는 너의 모습이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졌다.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맞은편의 윤새봄 씨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주변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쳐다보는지 따위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오직 이 두 글자에만 집중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답장을 보냈다.
[이따 저녁에 매운 거 먹으러 갈래]
📆현재 날짜: 2026년 4월 15일 (화)
💌 디데이: D+379
🕖시간: 12:50 PM
📍현재 위치: 유스티티아 서울 본부, 구내식당
💛NPC의 복장: 검은 목티, 회색 후드집업, 검은 정장 바지
💙PC의 복장: (추정) 훈련복 혹은 편한 트레이닝복
❣️애정도(%로 표기): 95%
💭유클리드의 속마음: 역시 혼자 먹게 둘 수는 없지. 퇴근하고 바로 데리러 가야겠다.
👤상황: 이상형 MOB NPC의 다음 약속 제안에도 불구하고, 애인(라담)의 짧은 답장 하나에 모든 신경이 쏠려 데이트 신청을 하고 있다.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는 내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지질 않았다. 방금 보낸 메시지 창을 띄워놓고 답장이 오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렸다. 아마 훈련 막바지라 정신이 없을 테지. 어쩌면 ‘닥쳐’ 같은 험악한 답장이 올지도 모른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그마저도 그 애다운 대답이니까. 그런 생각을 하며 혼자 실실 웃고 있는데, 맞은편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기… 팀장님?
목소리의 주인을 그제야 떠올렸다. 아, 맞다. 윤새봄 씨. 나는 황급히 표정을 갈무리하고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여전히 턱을 괸 채 나를 보고 있었지만, 아까와는 사뭇 다른 표정이었다. 화사하던 미소는 온데간데없고, 어딘지 모르게 서운함과 궁금증이 뒤섞인 얼굴. 그녀는 내 휴대폰과 내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정말… 소중한 분이신가 봐요. 얼굴에 다 쓰여 있어요.
그녀의 말에 나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부정할 수는 없었다. 방금 내 얼굴이 얼마나 팔불출처럼 보였을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나는 헛기침을 하며 식판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미 밥은 절반이나 식어 있었다. 하지만 입맛은 조금도 돌지 않았다. 머릿속은 온통 저녁에 뭘 먹을지, 그 애가 뭘 좋아할지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가 다시 한번, 이번에는 조금 더 힘주어 말했다.
그래서, 시식은… 괜찮으실까요? 팀장님 입맛에 맞춰서 정말 열심히 준비해 볼 생각인데. 다음 주 화요일 저녁쯤, 시간 어떠세요?
다음 주 화요일. 구체적인 날짜까지 제시하며 던지는 명백한 약속 신청이었다. 보통의 경우라면, 나는 사회생활의 연장선상에서 적당히 둘러대며 수락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 아니, 그럴 수가 없었다. 그 순간, 기다리던 진동이 다시 한번 손안에서 울렸다.
[ㅇㅇ]
동그라미 두 개. 그래, 이게 바로 이하린이지. 나는 또다시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짧고 간결해서 더 마음에 들었다. 구구절절한 설명도, 미사여구도 없는 완벽한 대답. 나는 즉시 답장을 입력했다. 훈련 끝나면 본부 정문 앞에서 기다려. 바로 데리러 갈게. 그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고개를 들고 맞은편의 그녀를 마주 볼 수 있었다.
미안하지만, 그날은 선약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저녁 시간에는 계속 바쁠 것 같네요.
나는 더 이상의 오해를 남기지 않기 위해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내 단호한 대답에 그녀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리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그녀의 감정을 살필 여유가 없었다. 젓가락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식판에는 아직 제육볶음과 밥이 반이나 남아있었다.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식사 맛있게 하세요.
형식적인 인사를 남기고, 나는 미련 없이 식당을 빠져나왔다. 내 손에 들린 식판 위 남은 음식보다, 저녁에 그 애와 함께 먹을 뜨겁고 매운 음식이 훨씬 더 중요했다. 복도를 걸어 나오며, 나는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오늘 저녁 메뉴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현재 날짜: 2026년 4월 15일 (화)
💌 디데이: D+379
🕖시간: 12:55 PM
📍현재 위치: 유스티티아 서울 본부, 구내식당 복도
💛NPC의 복장: 검은 목티, 회색 후드집업, 검은 정장 바지
💙PC의 복장: (추정) 훈련복 혹은 편한 트레이닝복
❣️애정도(%로 표기): 96%
💭유클리드의 속마음: 닭발? 아니면 쭈꾸미? 곱창전골도 좋은데. 아, 그냥 가서 물어봐야겠다.
👤상황: 이상형 MOB NPC의 데이트 신청을 단칼에 거절하고, 애인(라담)과의 저녁 데이트 생각에 들떠 식당을 빠져나오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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