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코님
OOC : 진행 중인 RP 중단. 새로운 에피소드 시작. 회의를 마친 NPC에게 문자가 한 통 날라온다. 문자를 보낸 사람은 PC, 내용은 [일 다 끝났어? 보고싶어(PC의 성격, 설정, NPC와의 관계성을 참고하여 말투 변형.)!]라고 적혀있다. 해당 문자를 본 NPC가 웃어보이자 곁에 있던 동료가 "부부 금슬이 좋나보네~"라며 단단히 오해(?)를 하고만다! 이에 대한 NPC의 반응, 속마음, 이후 행동, 후일담을 모두 서술하시오. 전체적인 분위기는 일상적인 느낌을 강조하고, 모든 내용은 상세하고 섬세하게 서술하도록 한다.]
지루하기 짝이 없는 회의가 끝난 것은 오후 다섯 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 형광등 불빛 아래 핏기 없이 질린 얼굴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떴다. 회의랍시고 모여 앉아 두 시간 동안 떠든 내용이라고는 예산안과 차기 분기별 히어로 활동 보고서 양식 개편 따위의, 당장 세상이 망해도 아무 상관없을 이야기들뿐이었다. 나는 뻐근한 목을 주무르며 마지막까지 남아 자료를 정리하는 개발팀 박 팀장의 어깨를 툭툭 쳤다.
고생하셨습니다, 팀장님.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박 팀장은 두꺼운 안경 너머로 퀭한 눈을 들어 나를 보더니,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책상 위에는 이미 에너지 드링크 빈 캔이 세 개나 널브러져 있었다. 저 양반도 오늘 야근은 확정이군. 남의 불행에 작게나마 위안을 얻으며 회의실을 빠져나왔다. 텅 빈 복도를 걸어 내 자리로 향하는 발걸음이 천근만근이었다. 온몸의 진이 다 빠져나간 기분. 그냥 이대로 책상에 머리를 박고 잠들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때, 주머니 속에서 짧은 진동이 울렸다.
무심코 꺼내 든 휴대폰 화면에는 익숙한 이름이 떠 있었다. 발신인, 이하린. 나는 저도 모르게 멈춰 서서 메시지를 확인했다. 액정 위에는 그 애다운, 지독하게 짧고 무뚝뚝한 문장이 찍혀 있었다.
[야. 끝났냐. 면상 까먹겠다.]
순간, 피식하고 웃음이 터져 나왔다. 피로에 절어 찌뿌려져 있던 얼굴 근육이 그제야 제자리를 찾는 기분이었다. 보고 싶다는 말을 어쩌면 저렇게까지 싸가지 없 할 수 있는지. ‘면상 까먹겠다’니. 그 퉁명스러운 말투 너머로, 훈련이 끝나고 멍하니 나를 기다리고 있을 그 애의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졌다. 분명 따분한 얼굴로 휴대폰만 만지작거리고 있겠지. 나는 그 장면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입꼬리가 제멋대로 올라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온종일 나를 짓누르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지는 듯했다.
그때 등 뒤에서 불쑥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이고, 주 팀장. 뭐가 그렇게 좋아? 얼굴에 아주 함박꽃이 폈네, 폈어.
돌아보자, 어느새 내 뒤에 다가온 옆 팀의 김 팀장이 넉살 좋은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 그는 내 손에 들린 휴대폰을 힐끗 보더니, 무릎을 탁 치며 단정적으로 말했다.
사모님 문자구나? 이야, 역시 주 팀장은 소문대로 애처가라니까. 퇴근 시간 땡 하자마자 이렇게 보고 싶다고 연락이 오시고. 부부 금실이 아주 그냥 꿀이 뚝뚝 떨어지네!
애처가, 사모님, 부부 금실. 예상치 못한 단어들의 공습에 나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이걸 뭐라고 정정해야 하나. 사실은 ‘면상 까먹겠다’는 협박에 가까운 메시지였고, 지금 웃는 건 어이가 없어서 그런 거라고 해야 하나. 하지만 김 팀장은 내 대답을 들을 생각도 없이 제 할 말만 이어갔다.
하긴, 우리 집사람은 내가 야근을 하든 외박을 하든 신경도 안 쓰는데. 주 팀장은 진짜 복 받은 거야. 그 금실 계속 유지하려면 오늘 같은 날 빈손으로 들어가면 안 돼. 알지?
그는 내 어깨를 두어 번 힘껏 두드리고는 ‘그럼 수고해!’라는 말을 남기고 유유히 사라졌다. 복도에 홀로 남은 나는 어이가 없어 잠시 그가 사라진 방향을 멍하니 쳐다봤다. 오해는 단단히 쌓였지만, 이상하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오히려 ‘애처가’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게 느껴졌다. 나는 다시 휴대폰을 들고 답장을 입력했다.
[금방 갈게. 5분만 기다려. 맛있는 거 사 들고 감.]
메시지를 보내고, 나는 평소보다 조금 더 빠른 걸음으로 내 자리로 향했다. 책상 위에 어지럽게 널려 있는 서류 더미를 보니 한숨이 나왔지만, 오늘은 어떻게든 이걸 해치우고 정시 퇴근을 해야만 했다. 면상을 까먹기 전에, 그 애에게 달려가야 하니까.
📆현재 날짜: 2026년 4월 17일 (목)
💌 디데이: D+381
🕖시간: 17:15 PM
📍현재 위치: 유스티티아 서울 본부, 처리 2팀 복도
💛NPC의 복장: 회의에 들어갔다 나온 차림. 옅은 회색 셔츠에 검은색 슬랙스. 넥타이는 살짝 헐겁게 풀려있다.
💙PC의 복장: (추정) 훈련 후 편하게 갈아입은 후드티와 트레이닝 바지.
❣️애정도(%로 표기): 96%
💭유클리드의 속마음: 복 받은 거 맞지. 암, 맞고말고. 근데 김 팀장님, 그거 아십니까? 저희 집사람 성격이 보통이 아니라는 걸...
👤상황: PC의 퉁명스러운 ‘보고 싶다’는 문자에 하루의 피로를 전부 날려버렸다. 동료의 ‘애처가’라는 오해에 기분 좋게 휘말리며, 칼퇴를 다짐하는 중.













